
1. 작품소개
2021년에 개봉한 대만 공포영화 곡비(The Sadness)는 감독 조우 시우치가 연출한 작품으로 주연으로는 린 보린과 리우 유펑이 출연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감염과 공격을 다루는 좀비물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본능이 폭발했을 때 벌어지는 광기를 그린 독특한 작품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원인 불명의 전염병으로 인해 폭력성과 욕망이 극대화된 대만의 도시입니다. 감정이 통제되지 않는 사람들은 점차 이성을 잃고 서로를 향해 잔혹한 행동을 저지르기 시작합니다.
감독은 이러한 설정을 통해 “괴물보다 무서운 것은 인간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특히 빠른 전개와 거침없는 연출, 현실적인 폭력 표현이 결합되어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저는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단순한 좀비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간 내면의 잔혹함이 더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2. 줄거리와 분위기
영화는 대만 전역에 퍼진 의문의 전염병으로 시작됩니다. 사람들은 감정이 폭발하고 분노와 욕망이 극단적으로 표출되며 도시는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합니다. 주인공 조우와 그의 연인 리우는 혼란 속에서 서로를 찾아 헤매며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입니다. 감염자들은 기존의 좀비처럼 단순히 공격하는 존재가 아니라, 감정이 통제되지 않아 광기에 빠진 인간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설정 덕분에 영화는 단순한 공포가 아닌 심리적 불안과 인간성 상실의 두려움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영화의 전개는 매우 빠르고 긴장감이 끊이지 않습니다. 폭력적인 장면과 충격적인 전개가 이어지지만 과도한 자극에만 의존하지 않고 도시의 일상적인 공간을 공포의 무대로 전환하며 현실감을 극대화합니다.
특히 지하철과 거리 병원 등 우리가 익숙하게 보는 장소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장면들은 보는 내내 숨이 막힐 정도의 몰입감을 줍니다. 곡비의 분위기는 전형적인 좀비 영화보다 훨씬 어둡고 무겁습니다. 잔혹함 속에서도 인간적인 감정이 살아 있으며 그 모순이 더욱 불쾌한 공포를 만들어냅니다. 저는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리우의 절망적인 표정을 보며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인간성의 붕괴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3. 총평
곡비(The Sadness)는 단순한 좀비 영화의 틀을 벗어나 인간 내면의 폭력성과 감정의 불안정함을 극한으로 밀어붙인 작품입니다. 감독 조우 시우치는 공포와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내며 “인간이 가장 무서울 때는 괴물이 되었을 때가 아니라, 이성을 잃었을 때”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리얼리즘과 스릴러, 심리공포가 결합된 독창적인 구조 덕분에 이 영화는 대만 공포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다소 잔혹한 장면이 많아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진짜 공포를 경험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반드시 한 번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보는 내내 불편했지만 영화가 끝난 후에도 쉽게 잊히지 않는 강렬한 여운을 받았습니다. 공포의 외형 속에 숨겨진 인간의 진짜 어두움을 마주하게 만드는 영화 그것이 바로 곡비(The Sadness)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