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작품소개
2007년에 개봉한 나는 전설이다는 윌 스미스가 주연을 맡은 SF 스릴러이자 인류가 멸망한 세상 속에서 마지막 인간이 느끼는 고독과 구원을 다룬 작품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단순한 좀비 액션물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보니 그 안에는 훨씬 더 깊은 의미가 숨어 있었습니다. 세상이 멈춘 듯한 고요함 속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살아간다는 설정이 이상하게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마도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모두가 고립이라는 단어를 실감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영화 속 로버트 네빌(윌 스미스)은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입니다. 폐허가 된 뉴욕에서 그는 개 사만타와 함께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낮에는 식량을 구하고 밤에는 감염된 괴물들을 피해 숨어 지냅니다.
그의 일상은 단조롭지만 그 속에 깃든 철저한 외로움과 두려움은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감독 프랜시스 로렌스는 사람 하나 없는 도시의 적막함을 통해 고독의 무게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는데 그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 주변의 소음이 모두 사라진 듯한 묘한 침묵이 찾아옵니다.
2. 줄거리와 분위기
로버트는 인류를 멸망시킨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찾기 위해 매일 실험을 반복합니다. 그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이자 친구는 개 사만타뿐입니다. 저는 사만타가 등장할 때마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존재라고 느꼈습니다. 그 충성심과 따뜻함이 영화의 감정적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만타가 감염되어 죽는 장면에서 저는 참았던 눈물이 터졌습니다.
그 순간 이 영화가 단순한 생존극이 아니라 인간다움이 사라져 가는 이야기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람이 아닌 개의 죽음이 이렇게 아픈 이유는 그녀가 로버트의 마지막 희망이자 인간성과 연결된 끈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후 로버트는 복수심에 사로잡히지만 그 괴물들 속에서도 감정과 소통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이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감염된 존재들도 살고 싶다는 본능을 가진 생명체라는 걸 보여주며 결국 그는 자신이 인간이라 믿었던 존재보다 더 잔혹했을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괴물은 결국 우리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총평
영화의 마지막 로버트는 자신을 희생해 치료제를 다른 생존자에게 넘겨줍니다. 그의 죽음은 절망의 끝이 아니라 인간성의 완성으로 느껴졌습니다. “나는 전설이다”라는 제목이 단순히 영웅을 뜻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신념과 인간다움을 끝까지 지킨 사람이라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저는 살아남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어떻게 살아가느냐라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로버트는 세상에 혼자 남았지만 끝까지 인간의 도리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처연하면서도 아름다웠습니다. 결국 나는 전설이다는 좀비 영화의 외형을 쓴 인간의 고독과 희생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이 영화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외로움과 불안 속에서도 누군가를 위해 희망을 남기는 것 그게 진짜 전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