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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뷰

영화 사바하 리뷰 - 선과 악의 자리를 뒤바꿔버리는 한국식 오컬트 스릴러

by 블로 규 2025.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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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제목: 사바하
  • 배급사: CJ ENM

영화 사바하는 2019년 개봉한 장재현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첫 작품 검은 사제들로 한국식 엑소시즘을 선보였다면, 사바하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불교·기독교·신흥 종교·민간 신앙을 한데 섞어 독특한 오컬트 세계관을 만들어냅니다.

개봉 당시에도 호불호가 꽤 갈렸지만 사이비 종교, 여중생 실종 사건, 쌍둥이 자매, 뱀의 상징, “그것이 태어나고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라는 문장이 던지는 여운 때문에 시간이 지난 지금도 계속 회자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최근 파묘의 흥행 덕분에 장재현 감독의 이전 작품인 사바하를 다시 찾아보는 분들도 많아졌습니다

1. 스포일러 최소 줄거리 - 사이비를 쫓던 목사가 마주한 이상한 소녀

사바하는 불교에서 진언 뒤에 붙는 말인 사바하(娑婆訶)에서 제목을 가져왔습니다. 기독교의 ‘아멘’과 비슷하게 “그렇게 되게 하소서” 정도의 의미를 가진 말입니다. 영화 제목부터 이미 “어떤 기도가 이루어졌다/이루어지려고 한다”는 암시를 던지고 들어가는 셈입니다.

주인공 박웅재(이정재)는 신학을 했지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경건한 목사’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는 극동종교문제연구소라는 단체를 만들어 신흥 종교와 사이비를 조사하고 그걸 기사로 써서 돈을 버는 인물입니다. 조금 냉소적이고 어딘가 장사꾼 기질도 느껴지는 캐릭터지만 종교를 파고드는 집요함만큼은 누구 못지않습니다. 어느 날 박 목사는 신흥 불교계 종파 '사슴동산’이라는 단체에 의심을 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수행 단체 같지만 이상하게도 이 단체 주변에서 의문의 사건들이 자꾸만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강원도 영월의 어느 산골 한 집에서 쌍둥이 자매가 태어납니다. 동생 이금화(이재인)는 다리에 큰 흉터를 가지고 태어나 콤플렉스를 안고 자라지만 기본적으로는 평범한 여고생입니다. 문제는 언니입니다. 언니는 태어날 때부터 사람과는 다른 존재로 취급받으며 가족에게조차 ‘그것’이라고 불립니다. 집 안에 가둬 놓고 키워야 할 정도로 기묘한 분위기를 가진 존재. 금화의 삶은 태생부터 언니와 얽혀 있고 언니 때문에 늘 불길한 시선과 소문 속에서 살아갑니다. 동시에, 강원 영월경찰서 강력반 황 반장(정진영)은 우연한 교통사고로 드러난 콘크리트 벽 속에서 여중생 시신을 발견합니다. 황 반장은 단순 실종·살인 사건이 아닌 어딘가 종교의식과 얽힌 범죄일 가능성을 직감합니다.

이렇게 해서 영화는 사이비 종교를 쫓는 박 목사, 영월 여중생 시신과 의문 사건을 쫓는 황 반장, 쌍둥이 자매 금화와 정체불명의 ‘그것’,

이 세 갈래의 이야기를 번갈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전혀 연결되지 않아 보이지만 러닝타임이 진행될수록 이 이야기들이 사슴동산이라는 신흥 종교와 한 소녀의 출생 비밀을 중심으로 하나로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미스터리와 오컬트 공포가 시작됩니다.

2. 좋았던 점 / 아쉬웠던 점 (호불호 포인트 솔직 정리)

좋았던 점은 1. 불교·기독교·티베트 불교·민간 신앙까지 섞어놓고도 큰 틀에서 하나의 이야기처럼 정리해 낸 점이 인상적입니다.

2. 박 목사, 정나한, 금화와 언니, 황 반장, 해안 스님까지 선악으로 딱 잘라 말할 수 없는 인물들이라 보고 나서도 캐릭터 생각이 오래 남습니다. 3. “누가 진짜 악인가?”를 계속 뒤집으면서 괴물처럼 생긴 존재보다 평범한 얼굴을 한 인간의 욕망이 더 무서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4. 싸구려 공포가 아니라 묵직한 종교 스릴러 느낌이라 장르 팬들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아쉬웠던 점은 (호불호 갈릴 수 있는 부분) 종교 설정, 용어, 인물 관계가 많아서 가볍게 보기에는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2. 세 개의 줄기를 동시에 따라가야 해서 초반 몰입이 늦게 오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3. 결말에 가서야 퍼즐이 맞춰지는 구조라“시원하게 다 설명받고 싶다”는 타입에게는살짝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3. 총평 - “괴물의 얼굴을 한 자와, 평범한 얼굴을 한 자 중 누가 더 무서운가”

사바하는 종교와 믿음, 선과 악,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를 끝까지 흔들어버리는 한국식 오컬트 스릴러입니다.

여중생 살인 사건, 쌍둥이 자매의 비밀, 신흥 종교 사슴동산, ‘그것이 태어나고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라는 문장, 이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 우리가 처음부터 믿고 있었던 선악 구도가 완전히 뒤집히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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