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품소개
2025년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영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는 기존의 스릴러 공식을 완전히 뒤흔든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처음 예고편을 봤을 때 단순히 몸이 변하는 공포 영화 정도로 생각했지만 막상 보고 나니 훨씬 깊고 철학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데미 무어와 마가렛 퀄리, 두 배우의 강렬한 연기는 젊음과 욕망, 그리고 여성의 정체성이라는 복잡한 주제를 완벽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영화는 나이 든 여성 방송인 엘리자베스 스파크스(데미 무어)가 주목받던 시절을 잃고 절망 속에서 새로운 자신을 만든다는 설정으로 시작됩니다.
그녀에게 제시된 비밀스러운 약물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는 젊음과 완벽함을 되찾아준다는 유혹의 물질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상상보다 훨씬 잔혹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신체 공포물이 아니라 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하는 외모와 젊음의 기준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스릴러입니다.
2. 줄거리와 분위기
엘리자베스는 약물을 통해 더 젊고 아름다운 또 다른 자신 수(Sue, 마가렛 퀄리)를 만들어냅니다.
이 두 존재는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동시에 경쟁하게 됩니다. 약효가 유지되려면 일정한 주기로 몸을 교체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엘리자베스와 수는 점점 독립적인 존재로 분리됩니다. 그리고 결국 “누가 진짜 나인가”라는 질문이 폭발합니다. 영화의 중반부 이후부터는 현실과 환상이 뒤섞이며 관객의 감각을 무너뜨립니다. 피부가 일그러지고 몸이 변하는 장면들은 분명 혐오스럽지만 그 안에는 묘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저는 그 장면들을 보면서 이게 단순한 고어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 그 자체를 시각화한 것처럼 느꼈습니다. 감독 코라일리 파르자(Coralie Fargeat)는 이전 작품 리벤지에서 보여준 강렬한 여성 서사를 이번엔 훨씬 더 깊고 잔혹하게 확장시켰습니다. 조명은 차갑고 금속적인 질감으로 가득하며 붉은 빛은 욕망과 파괴를 동시에 상징합니다. 배경음은 마치 인체의 심장 박동처럼 불안하게 울려 퍼지고 카메라는 인물의 피부와 근육, 피의 질감까지 세밀하게 포착해 “아름다움과 공포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어버립니다. 데미 무어의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이와 커리어 그리고 현실 속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영화 속 캐릭터와 겹쳐지면서 묘한 현실감을 줍니다.
마가렛 퀄리 역시 젊음의 화신처럼 등장하며 그 광기 어린 에너지가 스크린을 집어삼킵니다.
3. 총평
서브스턴스는 젊음을 탐하는 욕망을 다룬 영화이지만 결국은 “사회가 만든 잔혹한 기준에 갇힌 인간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엔 불쾌하고 충격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불쾌함이 오히려 현실의 거울처럼 느껴졌습니다.
젊음을 유지하라는 압박,완벽해야 한다는 강요, 그것이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이 영화는 피와 살로 보여줍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엘리자베스가 자신의 젊은 육체와 맞서는 모습은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존재를 증명하려는 모든 인간의 절규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고 난 뒤 “진짜 아름다움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습니다.
결국 서브스턴스는 2025년을 대표하는 심리 스릴러이자 인간의 욕망과 정체성을 탐구하는 잔혹한 명상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보는 영화가 아니라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감상 후 불쾌함과 통찰이 동시에 밀려오는 작품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 서브스턴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