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어스(Us) 결국 가장 두려운 건 우리 자신이었다

by blogkyuuuu 2025. 10. 12.
반응형

1. 작품소개

2019년에 개봉한 조던 필 감독의 어스(Us)는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과 사회 구조의 모순을 날카롭게 파헤친 심리 스릴러입니다. 감독은 전작 겟아웃으로 인종과 위선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우리(Us)”라는 단어의 이중적 의미를 통해 인간 본성에 질문을 던집니다. 이 영화는 “공포를 느끼는 대상은 결국 우리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사회 비판과 철학적 사유를 함께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단순히 무섭다기보다 묘하게 낯설고 불편한 감정이 오래 남았습니다. 조던 필 감독이 만든 공포는 피나 괴물이 아니라 내 안의 또 다른 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나는 어떤 존재일까?”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2. 줄거리와 분위기

이야기는 어린 시절 놀이공원에서 미아가 된 소녀 애들레이드의 기억으로 시작됩니다.
성인이 된 그녀(루피타 뇽오)는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가족 여행을 떠나지만 어느 날 밤 자신들과 똑같이 생긴 가족이 찾아오며 악몽이 시작됩니다. 그들은 ‘더더(Tethered)’라 불리는 존재들로 지하 세계에 버려진 인간의 복제체들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겪은 억압과 고통을 되갚기 위해 지상으로 올라와 “진짜 자신들”에게 복수를 시작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침입 공포물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영화는 사회적 불평등과 인간의 내면적 분열을 은유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지상과 지하, 주인과 복제체, 밝음과 어둠의 대비는 오늘날의 양극화된 사회를 그대로 반영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반전은 특히 강렬합니다. “진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머리를 강타합니다.
그 반전이 단순히 충격적인 이유는 그것이 현실 속 우리 모습과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서 있는 삶, 무의식적으로 타인을 밟고 서 있는 구조, 영화는 그 불편한 현실을 정면으로 보여줍니다.

연출 면에서도 완성도가 뛰어납니다. 대칭 구조, 미러링, 붉은 색조의 조명, 반복되는 동작 등은 모두 불균형의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특히 루피타 뇽오의 1인 2역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애들레이드와 레드를 완전히 다른 인물처럼 표현하며 한 인간 안의 선과 악을 시각적으로 구현했습니다.
또한 힙합곡 I Got 5 On It이 리믹스되어 등장할 때 익숙한 멜로디가 공포로 바뀌는 순간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이 장면에서 저는 일상의 익숙함도 얼마든지 낯설고 위협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감독의 메시지를 느꼈습니다.

3. 총평

어스는 제목 그대로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감독은 지하의 복제체들을 단순한 괴물이 아닌 사회적으로 소외된 인간의 상징으로 제시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외면해 온 사회의 그늘이자 마음속 깊이 숨겨둔 양심의 그림자입니다.
결국 영화가 보여주는 건 선과 악의 싸움이 아니라 특권을 가진 나와 버려진 또 다른 나의 충돌입니다.

조던 필은 이 작품을 통해 소비주의, 계급 불평등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낸 복제 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합니다.
그 메시지는 인종을 넘어 모든 인간에게 닿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타인을 두려워하지만 어쩌면 그 타인은 우리 자신의 또 다른 얼굴일지도 모릅니다. 2025년 지금, 불평등과 정체성의 혼란이 깊어진 현실 속에서 이 영화는 여전히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진짜 괴물은 우리 밖에 있을까, 아니면 우리 안에 있을까?” 저는 그 질문이 이 영화의 진짜 공포라고 생각합니다. 어스는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라 우리 사회와 인간의 내면을 정면으로 비춘 철학적 공포영화입니다.
진짜 무서운 건 괴물이 아니라 거울 속의 나 자신이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