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제목: 어스
- 배급사: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어스는 겟 아웃으로 전 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조던 필 감독의 두 번째 장편 호러입니다.
겟 아웃이 인종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들었다면 어스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이면의 존재들 그리고 내가 가진 특권”에 대해 묻는 영화라고 느껴졌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어느 날 우리 집 앞에 나와 똑같이 생긴 가족이 나타났다”라는 설정을 가진 도플갱어 호러 영화인데요, 막상 보고 나면 단순한 공포를 넘어서 계급, 양극화, 미국 사회의 그림자, 그리고 개인의 양심까지 한꺼번에 떠오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1. 작품소개 - “우리(Us)”이자 “미국(US)”에 대한 이야기
표면적인 줄거리만 놓고 보면 가족이 겪는 침입자 공포, 슬래셔 무비처럼 느껴지지만 영화 속 제목 〈Us〉는 동시에 “United States(미국)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조던 필 특유의 블랙 유머와 사회비판이 겹쳐져 있어서 무서운데 이상하게 웃긴 장면도 많고 다 보고 나면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였지?” 하며 곱씹게 되는 영화입니다.
2. 스포일러 최소 줄거리 - ‘나와 똑같은 얼굴’이 문 앞에 서 있다
영화는 1986년, 어린 애들레이드의 기억으로 시작합니다. 부모님과 함께 놀이공원에 놀러 갔다가 잠깐 혼자 떨어져 거울 미로 같은 곳에 들어가게 되는데 어두운 미로 속에서 길을 잃은 애들레이드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이라고 생각한 아이를 마주합니다.
그 아이가 자기와 똑같이 생겼지만 거울이 아닌 실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화면은 뚝 끊깁니다.
어린 시절의 이 사건은 애들레이드의 인생 전체를 뒤흔들어 놓고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불안과 트라우마로 남아 있습니다.
시간이 훌쩍 흘러 애들레이드는 결혼을 해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습니다. 남편 게이브, 딸 조라, 아들 제이슨과 함께 바닷가 별장으로 가족 여행을 떠납니다. 겉으로 보면 아주 평범한 중산층 흑인 가족인데요. 남편은 살짝 허당끼 있지만 가족을 위해 분위기를 띄우려 하고 아이들은 각자 휴대폰, 장난감에 빠져 있고 애들레이드는 여전히 과거의 기억이 어딘가 마음에 걸리지만 그래도 “이제는 괜찮다”라고 스스로를 달래며 일상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여행 첫날부터 기묘한 우연과 불길한 기운이 계속해서 애들레이드 주변에 맴돌기 시작합니다.
특히 어릴 적 사라졌던 그 놀이공원이 있던 해변으로 향하면서 애들레이드의 표정은 점점 굳어갑니다. 가장 강렬한 장면은 바로 이 가족이 별장에서 보내는 어느 밤입니다. 거실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가족 앞에 집 밖에 누군가가 서 있는 걸 발견합니다.
멀리 가로등 불빛에 비친 네 사람의 실루엣. 키도, 체형도, 인원 수도 마치 이 집안 식구들 숫자와 똑같은데 가까이 다가와 보니 그들은 이 가족과 똑같은 얼굴을 한 네 명이었습니다. 붉은 점프수트, 장갑, 가위 같은 무기를 들고 집 안으로 난입하는 그들. 이때부터 영화는 한순간에 “도플갱어 홈 인베이전 호러”로 변하며 관객에게 본격적인 공포를 선사하기 시작합니다.
여기까지 영화가 어떤 분위기로 흘러가는지 정도만 정리해봤습니다.
3. 총평 - “적은 우리(Us)이고 그 우리 안에는 또 다른 ‘Us’가 있다”
마무리하자면 어스는 겉으로는 도플갱어가 나오는 호러 영화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내가 가진 삶과 편안함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묻는 작품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우리와 똑같이 생겼지만 지하에 버려진 사람들, 누군가의 자리를 빼앗고 그 삶을 대신 살게 된 애들레이드, 손을 맞잡고 줄지어 선 테더드들의 이미지, 마지막 차 안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가족의 눈빛까지. 모든 것이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나는 정말 떳떳한가?”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어스는 무서울 때보다, 다 보고 난 뒤가 더 무서운 영화였습니다.
스크린 속 괴물은 사라져도 현실 속 ‘우리(Us)’가 계속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스는 겟 아웃을 재밌게 보셨던 분, 단순히 무서운 영화보다 보고 나서 생각이 오래 남는 호러를 찾는 분 상징 해석, 의미 분석하는 걸 좋아해서 블로그에 길게 쓰고 싶은 분, 루피타 뇽오의 강렬한 연기를 보고 싶은 분, 사회적 메시지가 녹아 있는 공포영화를 선호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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