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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뷰

영화 서브스턴스 리뷰 - 젊음에 중독된 시대가 만들어낸 최후의 괴물

by 블로 규 2025.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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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제목: 서브스턴스
  • 배급사: (주)NEW

“젊어지고 싶지?” 올해 가장 거칠고 또렷한 여성 바디호러 영화 서브스턴스 (The Substance)는 한 줄로 정리하면 나이 들어가는 몸을 혐오하도록 길들여진 여성에게 세상이 어떤 폭력을 가하고 있는지 그걸 몸 자체를 찢어발기는 바디호러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2024년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각본상 수상 + 경쟁 부문 초청을 받았고 데미 무어에게 “인생 재평가급 커리어 리턴”이라는 평가가 붙었으며 전 세계 평론가들이 2024년 최고 문제작 중 하나로 꼽고 있는 영화입니다. 장르는 바디호러 + 여성주의 풍자 + 블랙코미디입니다.

표면적으로는 “피 튀기고 몸 일그러지는 끔찍한 영화”지만 속살에는 나이, 외모, 자기혐오,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아주 노골적으로 박혀 있습니다.

1. 작품소개 - 데미 무어가 깨어난 이유

이 영화는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아트 호러 같은 느낌이지만 사실상 제작 규모나 특수효과는 꽤 큰 편입니다. 실제 촬영에서 약 2만 1천 리터가 넘는 혈액 특수효과용 액체를 사용했고 CG보다는 실사 특수 분장, 전신 슈트, 인형·모형 등을 적극 활용해 “몸이 무너져가는 느낌”을 아주 질감 있게 보여줍니다. 칸에서 공개된 뒤 “올해 최고의 바디호러”, “역겹고 대단하고 웃기고 슬프다”라는 극단적인 평가들이 동시에 쏟아졌고 뒤이어 각국 개봉 후에는 데미 무어의 커리어 하이라이트라는 리뷰도 정말 많이 나왔습니다

2. 스포일러 없이 보는 기본 줄거리 & 분위기

한때 ‘스파클’ 했던 아이콘, 이제는 버려지는 몸 주인공 엘리자베스 스파클(데미 무어)은 과거엔 아카데미 상까지 받았던 할리우드 스타.
지금은 TV에서 에어로빅 쇼를 진행하는 중년 연예인입니다. 키 크고 마른 몸, 완벽하게 관리된 치아와 헤어, 여전히 TV 속에서는 환한 미소를 유지하고 있지만 카메라 밖 현실은 완전히 다릅니다. 작년보다 더 늘어진 피부, 스튜디오로 들어올 때마다 느껴지는 피로감 그리고 무엇보다 업계가 자신을 늙은 사람 취급하기 시작했다는 불안감. 50번째 생일날,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오랫동안 진행해 온 쇼에서 “나이가 들어서 이미지가 안 맞는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습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은 것뿐인데 마치 버튼 하나로 꺼지는 상품처럼 폐기되는 순간.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더 이상 쓸모없는 몸”이 되었다고 느낍니다. “더 젊고 더 아름답고 더 완벽한 너를 만들어 드립니다”

절망 속에 사고까지 당해 병원에 실려간 엘리자베스에게 젊은 간호사가 몰래 하나의 USB를 건넵니다. USB에는 이렇게 적힌 광고 영상이 들어 있습니다. “서브스턴스(Substance) - 더 젊고 더 아름답고 더 완벽한 당신을 위해. 내부 승인된 비밀 프로그램.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세요.” 엘리자베스는 처음엔 사귀겠지 하면서도 자신의 얼굴과 몸을 거울로 볼 때마다 그 USB 속 문구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젊었을 때의 자신이 TV에서 재생되는 순간, SNS와 인터넷에 올라오는 악플들, 방송계에서 사라진 다른 여성 스타들. 이 모든 것들이 나도 곧 잊힐 쓰레기인가?라는 생각을 더욱 키워갑니다. 결국 그는 서브스턴스를 믿어 보기로 결심합니다. "일주일씩 나눠 쓰는 젊음” - 두 개의 몸, 하나의 자아 서브스턴스는 단순한 성형이나 다이어트 약이 아니라 몸을 둘로 나누는 실험적 약물입니다. 1회용 활성화 혈청을 몸에 주입하면 온몸이 끔찍한 경련을 일으키며 척추와 등에 갈라진 틈 사이로 더 젊고 더 완벽한 버전의 ‘나’가 새로 태어납니다. 엘리자베스의 경우 그 젊은 버전의 자신이 바로 “수(Sue)”(마가렛 퀄리)입니다. 규칙은 간단하지만 잔인합니다. 일주일마다 둘이 몸을 바꿔 써야 한다. 한 사람이 외부에서 화려하게 살 때 다른 한 사람은 집 안 침대에서 꼼짝없이 누워 정맥주사로 영양만 공급받아야 한다. 약속된 교대 시간에 돌아오지 않으면 방치된 쪽 몸은 급격한 붕괴와 퇴행을 겪게 된다. 처음 며칠 동안 엘리자베스는 “이제 다시 기회가 생겼다”는 희열을 느낍니다.

하지만 곧 깨닫게 됩니다. “진짜 주인공”은 더 이상 자신이 아니라 수라는 것을. 젊고 탄탄한 몸, 아무것도 먹지 않는 대신 다이어트 콜라만 들이키면서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는 수는 곧 TV와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를 통째로 빼앗아 가기 시작합니다. 엘리자베스가 쉬는 동안 수는 빛나는 유망주로 떠오르고 두 사람 사이의 균형은 점점 깨져갑니다. 여기까지는 스포일러 없이도 충분히 소개할 수 있는 부분이고 이 시점까지만 해도 영화는 “여성의 나이와 젊음에 대한 블랙코미디”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주일 교대 약속이 깨지는 순간부터 서브스턴스는 본격적으로 지독한 바디호러로 돌입합니다.

3. 총평 - “우리를 괴물로 만든 건 누구인가”

서브스턴스는 ‘젊음’과 ‘몸’에 집착하는 시대가 여성에게 어떤 지옥을 만들어냈는지 끝까지 밀어붙여 보여주는 바디호러입니다. 한때 빛나던 스타였던 엘리자베스, 그녀가 꿈꾸던 젊은 자아 수, 둘을 갈라놓았다 다시 엉켜 버리게 만드는 약 서브스턴스.

이 모든 설정이 단순한 공포 장치가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 익숙하게 소비하고 있는 뷰티·다이어트·바디 이미지 문화를 잔혹한 거울처럼 비춰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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