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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뷰

영화 곡성 리뷰 - 믿을 수 있는 건 대체 누구인가

by 블로 규 2025.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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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제목: 곡성
  •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나홍진 감독의 곡성 (哭聲, The Wailing) 은 2016년 개봉 이후 지금까지도 “해석 싸움이 끝나지 않는 한국 공포 영화”로 늘 언급되는 작품입니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 괴이한 사건이 연달아 터지고 한 경찰이 딸을 구하기 위해 무당과 신부, 미지의 존재까지 모두 찾아 나서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에서는 6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금도 각종 매체에서 “꼭 봐야 할 한국 공포 영화”로 빠지지 않고 언급되고 있습니다.

1. 작품소개 - “지옥문을 연 농촌 괴담”

곡성의 배경은 이름 그대로 전남 곡성의 한 산골 마을입니다. 비도 자주 오고 산은 축축하게 젖어 있고 사람들의 삶도 그만큼 눅눅합니다.
경찰 종구(곽도원)는 딱 그 동네 경찰 느낌 그대로입니다. 일에 치열한 타입도 아니고 첫 사건 현장에서도 비명보다는 욕이 먼저 나오고 근무 후에는 동료와 술 한잔 하면서 푸념하는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소시민입니다.

그런데 마을에 이유를 알 수 없는 살인 사건과 괴질이 연달아 터지면서 종구는 어쩔 수 없이 사건 한가운데로 끌려 들어갑니다.
처음에는 단순 사고, 독버섯 중독 정도로 치부되던 사건들이 점점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합니다. 그 중심에는 산속에 홀로 살고 있는 일본인(쿠니무라 준)에 대한 소문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놈이 짐승처럼 날뛰는 걸 봤다”, 누군가는 “귀신이다, 사람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결정적으로 종구의 딸 효진(김환희)에게도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단순한 연쇄 사건이 아니라 한 가족의 절박한 사투로 바뀌게 됩니다.

2. 스포일러 최소 줄거리 - 의심과 공포가 뒤엉킨 시골 마을

이 구간은 영화의 큰 흐름을 설명하지만 결말과 중요한 반전은 최대한 자제해서 적겠습니다.

영화 초반, 종구는 새벽에 호출을 받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한 남자가 가족을 몰살한 뒤 정신을 잃은 듯 멍한 상태로 서 있습니다.

시체들은 끔찍한 상태로 발견되고 벽과 바닥에는 알 수 없는 진물과 흥건한 피해 흔적, 범인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경찰은 일단 독버섯 중독으로 결론을 내리며 “약에 취해 사람을 죽이고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고 정리해 버립니다.

하지만 비슷한 사건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마을 사람들은 점점 불안해지고 이때부터 이 모든 일을 일본인 탓으로 돌리는 소문이 돌게 됩니다. 근거 없는 괴담이 현실 공포와 섞이면서 마을 전체가 서서히 히스테리 상태에 빠져갑니다. 처음엔 “에이, 헛소문이지” 하던 종구도 어느 순간부터 사건들이 자기 가족을 향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효진의 성격이 갑자기 사나워지고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고 몸에는 알 수 없는 발진과 상처가 생기며 점점 다른 사람 같아지는 모습. 그 모습은 단순한 사춘기를 넘어 ‘빙의’ 혹은 ‘악령 들림’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종구는 처음엔 병원과 경찰이라는 합리적인 방법을 찾지만 어느 누구도 이 현상을 설명해주지 못합니다.
결국 그는 무당 일광(황정민)과 성당의 신부를 차례로 찾아가며 과학과 무속, 종교를 다 끌어들여 해결책을 찾으려 합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완전히 다른 기류를 타기 시작합니다. 무속 굿판, 악령 대결, 신과 악마, 의심과 믿음이 한꺼번에 뒤엉키면서 관객도 어느 쪽을 믿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게 됩니다.

3. 총평 - “믿음을 잃는 순간, 악이 들어온다”

개인적으로 곡성을 보고 나서 머릿속에 가장 오래 남았던 문장은, 영화 속에서 직접 나오지는 않지만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 같습니다. “당신은 지금 누구를 믿고,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습니까?”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곡성은 단순한 공포 영화를 넘어서 오랫동안 회자될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 이런 분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놀라게 하는 호러가 아니라 보고 나서 계속 생각하게 되는 공포 영화를 찾고 계신 분, 한국적인 무속·종교·민담 요소가 들어간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 여러 해석과 상징을 분석하는 걸 즐기시는 분, 곽도원·황정민·천우희 등 배우들의 진한 연기를 보고 싶은 분

반대로 깔끔한 정답과 시원한 결말을 좋아하시는 분, 혈흔이나 폭력 표현에 많이 약하신 분, 긴 러닝타임이 부담스러운 분이라면 감상 전에 마음의 준비가 조금 필요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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